가공식품 라벨을 살펴보다 보면 “고형분 7.5%”, “유고형분 16% 이상”, “고형량 150g” 같은 표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개념을 가리키는 말들입니다. 이 글에서는 식품 표시에 등장하는 ‘고형분’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함께 쓰이는 총고형분·유고형분·통조림 고형량·브릭스가 어떻게 다른지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목차
고형분이란? 물을 뺀 나머지 고체 성분
고형분(固形分, Solids)은 식품에서 수분(물)을 완전히 제거했을 때 남는 모든 고체 성분을 말합니다. 보통 전체 무게에 대한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농축액의 고형분이 60%라면, 나머지 40%는 수분이라는 뜻입니다.
고형분에는 당류,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무기질 같은 유효 성분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래서 고형분 함량은 그 식품이 얼마나 진하고 농축되어 있는지, 원재료가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입니다. 특히 농축액이나 소스, 유제품처럼 수분 비중이 큰 제품에서 품질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총고형분·유고형분·무지유고형분 — 헷갈리는 용어 정리
‘고형분’ 앞에 여러 수식어가 붙으면서 용어가 많아집니다. 특히 우유·유제품 분야에서 세분화되어 있는데, 아래 표로 정리했습니다.
| 용어 | 의미 |
|---|---|
| 총고형분(Total Solids) | 수분을 제외한 모든 고체 성분의 총량. 우유라면 물을 뺀 전체 고형분 함량을 말합니다. |
| 유고형분(Milk Solids) | 우유·유제품에서 수분을 뺀 모든 성분. 유지방분과 무지유고형분을 합한 것입니다. |
| 유지방분(Milk Fat) | 우유에서 지방 성분만 분리한 부분입니다. |
| 무지유고형분(SNF) | 고형분 중 지방을 뺀 나머지. 유당, 유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
| 무고형분 | 고형분의 반대 개념으로, 식품에 포함된 수분(물)을 가리킵니다. |
정리하면 유고형분 = 유지방분 + 무지유고형분이라는 관계가 성립합니다. 유제품 표시를 읽을 때 이 구조를 알아 두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식품 라벨에서 고형분 읽는 법
실제 표시 예시를 보겠습니다. “토마토 99%(토마토 100%, 고형분 7.5%)”라고 적혀 있다면, 제품의 99%가 토마토로 구성되어 있고 그 토마토 성분 중 고형분이 7.5%라는 의미입니다. 즉 나머지는 대부분 수분이며, 고형분 수치가 높을수록 더 진한 농도의 원물이 들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은콩농축추출액 0.6%(추출액 환산 시 고형분 0.16% 이상)”처럼 표시되면, 소비자가 전체 농도를 직관적으로 환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고형분 수치를 원재료의 실제 함량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식품 표시 기준의 자세한 내용은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조림 ‘고형량’은 고형분과 다릅니다
가장 많이 혼동하는 부분입니다. 통조림에 적힌 ‘고형량’은 수분을 뺀 성분 비율을 뜻하는 ‘고형분’과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통조림 식품은 내용물을 고형량과 내용량으로 구분해 표시합니다.
| 구분 | 의미 |
|---|---|
| 내용량(Net Content) | 용기 안에 든 고형물과 액체(국물·시럽 등)를 모두 합한 전체 중량입니다. |
| 고형량(Solid Content) | 내용물 중 액체를 제외한 고형물만의 실제 중량입니다. |
예컨대 참치나 과일 통조림에서 ‘내용량 150g, 고형량 100g’이라면, 국물이나 시럽을 뺀 알맹이가 100g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섭취 전에 액체를 버릴 수 없어 고형물과 액체를 함께 먹을 수밖에 없는 식품은 내용량만 표시하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즉 ‘고형량’은 무게 표시이고, ‘고형분’은 성분 비율 표시라는 점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브릭스(Brix)와 가용성 고형분
주스나 과일 이야기에서 자주 나오는 ‘브릭스(°Bx)’도 고형분과 관련이 깊습니다. 브릭스는 수용액에 녹아 있는 가용성 고형분(물에 녹는 고형 물질)의 양을 백분율로 나타낸 단위입니다. 독일 과학자 아돌프 브릭스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흔히 ‘당도’로 통용되지만, 엄밀히는 당류뿐 아니라 염, 아미노산, 유기산, 펙틴 등 물에 녹는 모든 성분을 포함합니다. 다만 과일이나 주스는 가용성 고형분의 대부분이 당이기 때문에 브릭스가 사실상 당도 지표로 널리 쓰이는 것입니다. 측정에는 빛의 굴절 원리를 이용한 굴절당도계(리프랙토미터)를 사용하는데, 용액에 녹은 성분이 많을수록 굴절률이 커지는 성질을 응용합니다.
아이스크림 유형을 가르는 유고형분 기준
유고형분은 아이스크림류의 이름을 가르는 법적 기준이기도 합니다. 식품공전의 기준에 따라 유지방분과 유고형분 함량으로 유형이 나뉩니다.
| 유형 | 유지방분 | 유고형분(또는 무지유고형분) |
|---|---|---|
| 아이스크림 | 6% 이상 | 유고형분 16% 이상 |
| 아이스밀크 | 2% 이상 | 유고형분 7% 이상 |
| 샤베트 | 기준 없음 | 무지유고형분 2% 이상 |
| 빙과 | – | 무지유고형분 2% 미만 |
같은 ‘아이스크림’처럼 보여도 유지방분과 유고형분이 낮으면 아이스밀크나 빙과로 분류됩니다. 라벨의 ‘제품 유형’을 확인하면 그 제품이 얼마나 유성분을 담고 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관련 규정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식품 관련 고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형분이 높으면 무조건 좋은 제품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형분이 높다는 것은 수분이 적고 원물이나 성분이 진하게 들어 있다는 의미이지만, 그 고형분이 당류인지 유효 영양성분인지는 별개입니다. 성분 비율과 함께 원재료명을 같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고형분’과 ‘고형량’은 같은 말인가요?
아닙니다. 고형분은 수분을 뺀 성분의 ‘비율(%)’을, 고형량은 통조림 등에서 액체를 뺀 고형물의 ‘중량(g)’을 뜻합니다. 이름이 비슷해 자주 혼동되지만 완전히 다른 표시입니다.
Q. 브릭스와 고형분은 같은 건가요?
브릭스는 고형분 중에서도 ‘물에 녹는’ 가용성 고형분만을 측정한 값입니다. 녹지 않는 과육 섬유질 등은 브릭스에 잡히지 않으므로, 총고형분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마무리
‘고형분’은 결국 식품에서 수분을 뺀 고체 성분을 뜻하는 말이지만, 붙는 수식어에 따라 총고형분·유고형분·무지유고형분·가용성 고형분(브릭스)으로 세분화됩니다. 여기에 통조림의 ‘고형량’까지 더해지면서 혼동이 생기기 쉽습니다. 표시를 읽을 때 비율(%)을 말하는지 중량(g)을 말하는지만 구분해도 대부분의 헷갈림은 풀립니다. 다음에 식품 라벨을 볼 때 이 기준으로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