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슈가는 무엇으로 만들까? 사카린나트륨의 발암 누명과 지금의 안전성

뉴슈가는 제품 이름이지 성분 이름이 아닙니다. 봉지 뒷면을 보면 대부분 포도당 95%에 사카린나트륨 5%가 섞인 혼합제제입니다. 사카린나트륨은 설탕보다 300배 안팎으로 달면서 열량이 거의 없는 합성감미료로, 1977년 쥐 실험 한 건 때문에 20년 넘게 발암물질 취급을 받다가 1990년대 말 국제기구들이 차례로 누명을 벗겨 준 성분입니다. 뉴슈가의 정체와 발암 논란이 어떻게 시작되고 끝났는지, 지금 한국에서는 어떤 식품에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뉴슈가란 무엇인가

뉴슈가는 시장·마트에서 흔히 보는 흰 가루 감미료의 상표명입니다. 특정 회사 제품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여러 업체가 같은 이름으로 만들어 팔면서 사실상 보통명사처럼 쓰입니다. 김치를 담그거나 깍두기·무침에 단맛을 낼 때, 분식집에서 떡볶이 양념을 잡을 때 쓰던 그 가루입니다.

중요한 건 뉴슈가가 순수한 사카린나트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시중 제품은 대체로 포도당 95% + 사카린나트륨 5% 비율의 혼합제제입니다. 사카린나트륨 원분은 설탕의 300배 넘게 달아서 티스푼 단위로는 도저히 양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포도당으로 부피를 불려 숟가락으로 계량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즉 뉴슈가 한 스푼에 들어 있는 실제 감미료는 극히 소량이고, 나머지는 단맛이 약한 포도당입니다.

사카린나트륨은 어떤 성분인가

사카린(saccharin)은 187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실험실에서 우연히 발견된, 인류가 만든 최초의 인공감미료입니다. 물에 잘 녹도록 나트륨염 형태로 만든 것이 식품첨가물 사카린나트륨이고, 국제 코드는 E954입니다.

  • 단맛 강도: 설탕의 약 300~500배(농도와 배합에 따라 달라집니다)
  • 열량: 체내에서 대사되지 않고 대부분 소변으로 그대로 빠져나가 사실상 0kcal
  • 혈당: 인슐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혈당을 올리지 않습니다
  • 안정성: 열과 산에 강해 김치처럼 산도가 높고 오래 두는 식품, 조리 가열이 필요한 음식에도 잘 견딥니다
  • 단점: 농도가 높아지면 특유의 쓴맛·금속성 뒷맛이 납니다

열과 산에 강하다는 점은 아스파탐과 갈리는 대목입니다. 아스파탐은 가열하면 단맛이 날아가지만 사카린나트륨은 그대로 남습니다. 김치·절임처럼 산성이 강하고 저장 기간이 긴 식품에서 사카린나트륨이 계속 살아남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발암 누명은 어떻게 시작됐나

1977년 캐나다 국립보건연구소가 쥐에게 사카린을 먹였더니 방광암이 생겼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가 즉각 규제에 나섰고, “사카린=발암물질”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때부터 사카린은 오랫동안 기피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었습니다.

  1. 투여량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쥐에게 먹인 양은 사람으로 환산하면 다이어트 음료를 하루 수백 캔씩 평생 마시는 수준이었습니다.
  2. 기전이 쥐에게만 해당됐습니다. 수컷 쥐의 소변에는 사람에게 없는 특정 단백질이 많은데, 고농도 사카린나트륨이 이 단백질과 반응해 결정을 만들고, 그 결정이 방광 벽을 물리적으로 자극해 종양을 유발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소변 조성과 배설 구조에서는 이 과정 자체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누명은 어떻게 풀렸나

연도기관내용
1977캐나다 국립보건연구소쥐 방광암 실험 발표 → 각국 규제 시작
1993WHO사카린을 안전한 감미료로 평가
1999국제암연구소(IARC)발암 가능 물질 목록에서 제외, 그룹 3(인체 발암성 분류 불가)으로 정리
2000미국 국립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NTP)발암물질 목록에서 삭제
2001미국 식품의약국(FDA)사용 금지 추진 철회
2010미국 환경보호청(EPA)유해물질 목록에서 삭제

여기서 IARC 그룹 3은 “안전하다고 증명됐다”가 아니라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아스파탐은 2023년 IARC에서 그룹 2B(발암 가능성 있음)로 분류됐는데, 사카린은 그보다 낮은 단계로 내려온 셈입니다. 20년 넘게 발암물질 취급을 받던 성분이 규제 기관들의 재평가로 되돌아온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디에 쓸 수 있나

사카린나트륨은 아무 식품에나 넣을 수 있는 첨가물이 아니라, 식품 유형별로 사용 가능한 품목과 최대량이 정해져 있는 사용기준 있는 첨가물입니다. 대표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식품 유형최대 사용량
젓갈류·절임식품·조림식품1.0g/kg 이하
김치류0.2g/kg 이하
음료류(발효음료·인삼홍삼음료 제외)0.2g/kg 이하
빵류0.17g/kg 이하
과자류0.1g/kg 이하

사용 범위는 계속 넓어져 왔습니다. 발암 논란 시절 크게 묶여 있던 허용 품목이 2014~2015년 빵·과자·캔디·빙과 등으로 확대됐고, 2017년에는 떡류·복합조미식품·과채가공품 등이 추가됐습니다. 안전성 재평가 결과가 규제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다만 영아용 조제식처럼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용도식품에는 여전히 쓸 수 없습니다. 품목별 최신 기준은 식품안전나라의 식품첨가물공전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하루 얼마까지 괜찮을까

FAO/WHO 합동 전문가위원회(JECFA)가 정한 사카린나트륨의 1일 섭취허용량(ADI)은 체중 1kg당 0~5mg입니다. 체중 60kg인 성인이라면 하루 300mg입니다.

여기서 뉴슈가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감이 잡힙니다. 뉴슈가에 사카린나트륨이 5% 들어 있다고 보면, 순수 사카린나트륨 300mg은 뉴슈가 가루로 약 6g에 해당합니다. 김치 한 포기나 떡볶이 한 판에 넣는 양이 보통 몇 g 수준이고 그마저 여러 사람이 나눠 먹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상적인 조리에서 ADI를 넘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24년 사카린류를 재평가하면서 ADI를 체중 1kg당 9mg으로 오히려 올렸습니다. 과거 쥐 실험의 결과가 사람과 무관하다는 판단이 수치에까지 반영된 것입니다. 국내 기준은 여전히 JECFA의 5mg/kg을 따르고 있으므로, 보수적으로 보려면 5mg/kg을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사카린 밀수 사건이라는 이름의 기억

중장년층에게 사카린이라는 단어는 1966년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과 함께 기억되기도 합니다. 사카린 원료를 건설자재로 위장해 들여오다 적발된 사건으로, 국회에서 오물 투척 사건까지 벌어지며 정치적 파장이 컸습니다. 성분 자체의 안전성과는 무관한 일이지만, “사카린은 뭔가 떳떳하지 못한 것”이라는 정서가 한국에서 유독 오래 남은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김치에 뉴슈가를 넣어도 괜찮습니까?
김치류는 사카린나트륨 사용이 허용된 식품 유형입니다. 다만 가정에서는 계량이 어려워 넣을수록 쓴맛이 올라오므로, 조금씩 넣어 맛을 보며 조절하는 편이 낫습니다.

Q. 당뇨가 있어도 먹을 수 있습니까?
사카린나트륨 자체는 혈당을 올리지 않습니다. 다만 뉴슈가는 95%가 포도당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소량 사용이라 실제 당 섭취량은 미미하지만, 혈당 관리가 엄격한 경우라면 에리스리톨이나 알룰로스처럼 그 자체가 대체당인 제품을 쓰는 편이 명확합니다.

Q. 임산부가 먹어도 됩니까?
현재 국제기구들은 ADI 범위 내 섭취를 안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카린은 태반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굳이 임신 중에 즐겨 쓸 이유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조언입니다.

Q. 왜 뒷맛이 쓴가요?
사카린나트륨의 고유한 특성입니다. 농도가 높아질수록 쓴맛·금속맛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식품업계에서는 다른 감미료와 섞어 이 뒷맛을 가리는 방식을 씁니다. 아세설팜칼륨이나 수크랄로스와 함께 표시된 제품을 흔히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Q. 설탕 대신 무엇을 고르면 좋습니까?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감미료별 특징과 용도 비교는 감미료 비교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마무리

뉴슈가는 사카린나트륨 5%와 포도당 95%가 섞인 혼합제제이고, 사카린나트륨은 1977년 쥐 실험에서 비롯된 발암 누명을 1999년 IARC 목록 제외로 벗은 성분입니다. 열과 산에 강해 김치·절임처럼 오래 두고 먹는 식품에 특히 잘 맞으며, 국내에서도 식품 유형별 사용기준 안에서 폭넓게 허용되어 있습니다. 다만 뉴슈가의 대부분이 포도당이라는 점, 많이 넣으면 쓴맛이 올라온다는 점은 조리할 때 기억해 둘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