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음료 뒷면을 보면 감미료가 하나만 적혀 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이 나란히 있고, 알룰로스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어떤 제품은 아예 ‘식품첨가물혼합제제’라고만 적혀 있어 무엇으로 단맛을 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직접 세어 봤습니다. 식품안전나라가 공개하는 품목제조보고 데이터에서 식품유형이 ‘탄산음료’인 품목을 전부 내려받아, 원재료명을 항목 단위로 쪼개 집계했습니다. 특정 제품 몇 개를 골라 본 것이 아니라 신고된 탄산음료 전량입니다.
목차
무엇을 어떻게 셌는지 먼저 밝힙니다
| 항목 | 내용 |
|---|---|
| 데이터 | 식품안전나라 공개 API ‘품목제조보고’ 중 식품유형 = 탄산음료 |
| 수집일 | 2026년 8월 17일 |
| 수집 건수 | 2,321건 (API가 알려준 전체 건수와 일치) |
| 집계 모집단 | 2,319건 (원본 원재료명의 괄호가 닫히지 않은 2건 제외) |
| 집계 단위 | 제품 수. 한 제품에 같은 성분이 여러 번 적혀도 1로 셉니다 |
| 이름 처리 | 적힌 그대로 셉니다. 비슷해 보이는 이름을 임의로 합치지 않았습니다 |
이 수치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세 가지
첫째, 시판 제품 목록이 아닙니다. 품목제조보고는 제조사가 관할 기관에 신고한 품목 단위라, 같은 제품명이 공장이나 용량에 따라 여러 건으로 잡히기도 하고 신고만 되고 판매되지 않는 품목도 포함됩니다. 매대의 점유율이 아니라 ‘신고된 탄산음료가 어떤 원재료로 설계되어 있는가’로 읽으셔야 합니다.
둘째, 아래 비율은 모두 하한값입니다. 뒤에서 자세히 보겠지만 전체의 32.8%인 761건이 원재료명에 ‘혼합제제’ 계열 표기를 두고 있고,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이 데이터로 알 수 없습니다. 실제 사용률은 여기 적힌 숫자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지 않습니다.
셋째, 이름을 합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설탕과 백설탕은 정제 정도가 다른 별개 원재료라 따로 셌고, 스테비아 계열도 표기별로 따로 센 뒤 필요할 때만 합집합을 밝혔습니다. 비슷한 이름을 미리 묶으면 그 순간 ‘설탕’이라는 한 칸이 제품마다 다른 것을 뜻하게 됩니다.
탄산음료 2,319개에 가장 많이 들어간 원재료
| 원재료 | 제품 수 | 비율 |
|---|---|---|
| 정제수 | 2,235 | 96.4% |
| 이산화탄소 | 2,133 | 92.0% |
| 구연산 | 1,524 | 65.7% |
| 향료 | 1,106 | 47.7% |
| 수크랄로스 | 1,101 | 47.5% |
| 구연산삼나트륨 | 889 | 38.3% |
| 아세설팜칼륨 | 813 | 35.1% |
| 혼합제제 | 494 | 21.3% |
| 천연향료 | 365 | 15.7% |
| 에리스리톨 | 349 | 15.0% |
| 설탕 | 347 | 15.0% |
| 알룰로스 | 295 | 12.7% |
물과 탄산을 빼면 사실상 1위가 구연산입니다. 신맛을 내면서 산도를 잡아 주는 산도조절제라 거의 모든 탄산음료의 기본값에 가깝습니다. 그다음이 수크랄로스로, 신고된 탄산음료의 절반 가까이에 들어 있습니다. 향료·천연향료·합성향료가 각각 따로 집계되는 것도 눈에 띄는데, 이는 제조사가 어느 명칭으로 신고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감미료만 따로 세면 이렇게 나옵니다
| 감미료 | 제품 수 | 비율 | 법적 분류 |
|---|---|---|---|
| 수크랄로스 | 1,101 | 47.5% | 식품첨가물(감미료) |
| 아세설팜칼륨 | 813 | 35.1% | 식품첨가물(감미료) |
| 설탕 | 347 | 15.0% | 식품 원료 |
| 에리스리톨 | 349 | 15.0% | 식품첨가물(당알코올) |
| 알룰로스 | 295 | 12.7% | 식품 원료(첨가물 아님) |
| 백설탕 | 266 | 11.5% | 식품 원료 |
| 스테비아 계열 합계 | 274 | 11.8% | 식품첨가물(감미료) |
| 액상과당 | 180 | 7.8% | 식품 원료 |
| 아스파탐 | 80 | 3.4% | 식품첨가물(감미료) |
| 사카린나트륨 | 26 | 1.1% | 식품첨가물(감미료) |
수크랄로스가 압도적인 1위이고 아세설팜칼륨이 그 뒤를 따릅니다. 셋째 줄부터가 흥미로운데, 에리스리톨과 알룰로스가 설탕·백설탕과 비슷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단맛의 세기가 설탕과 비슷하거나 약해서 고감미도 감미료처럼 소량으로 끝나지 않고, 설탕이 하던 ‘부피와 질감’ 역할을 대신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표의 마지막 칸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알룰로스는 감미료로 쓰이지만 국내에서는 식품첨가물이 아니라 식품 원료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덧붙이면 이 성분을 신고한 295건은 라벨 표기가 모두 ‘알룰로오스’였습니다. ‘알룰로스’라고 적은 제품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같은 표에 나란히 있어도 제도상 취급이 다릅니다. 아스파탐은 3.4%, 사카린나트륨은 1.1%로, 이름값에 비하면 탄산음료에서는 드문 편입니다.
감미료는 혼자 쓰이지 않습니다
고감미도 감미료(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아스파탐·사카린나트륨·스테비아 계열 등)를 하나라도 신고한 제품은 1,219건으로 전체의 52.6%입니다. 그런데 그중 887건, 즉 72.8%가 두 종류 이상을 함께 씁니다. 감미료를 쓰기로 한 제품에서는 단독 사용이 오히려 소수입니다.
| 조합 | 제품 수 | 전체 대비 |
|---|---|---|
| 수크랄로스 + 아세설팜칼륨 | 798 | 34.4% |
| 수크랄로스 + 효소처리스테비아 | 94 | 4.1% |
| 수크랄로스 + 스테비올배당체 | 78 | 3.4% |
| 아세설팜칼륨 + 아스파탐 | 76 | 3.3% |
| 아세설팜칼륨 + 효소처리스테비아 | 70 | 3.0% |
| 수크랄로스 + 아스파탐 | 69 | 3.0% |
압도적인 1위는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의 조합입니다. 798건이면 수크랄로스가 들어간 제품 1,101건의 72.5%에 해당합니다. 수크랄로스를 보면 아세설팜칼륨이 함께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 셈입니다. 두 감미료를 섞으면 단맛이 각각의 합보다 강해지고 서로의 뒷맛을 덮어 준다는 점이 식품업계에서 오래 알려져 있는데, 이 데이터는 그 배합이 실제로 얼마나 표준화되어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감미료별 특성 비교는 감미료 비교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제로’ 534개를 따로 보면
제품명에 ‘제로’ 또는 ‘ZERO’가 들어간 품목은 534건으로 전체의 23.0%였습니다. 이 534건만 따로 집계했습니다.
| 구분 | 제품 수 | 제로 제품 대비 |
|---|---|---|
| 고감미도 감미료 사용 | 434 | 81.3% |
| 당알코올·알룰로스 사용 | 295 | 55.2% |
| 당류(설탕·과당 등) 표기 있음 | 21 | 3.9% |
| 감미료도 당류도 표기 없음 | 85 | 15.9% |
가장 흔한 설계는 고감미도 감미료 두 종에 당알코올이나 알룰로스를 얹는 방식입니다. 실제 조합 순위를 보면 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알룰로스가 115건(21.5%)으로 1위, 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 두 종만 쓴 제품이 79건(14.8%), 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에리스리톨이 59건(11.0%)이었습니다.
그런데 85건(15.9%)은 원재료명에 감미료도 당류도 한 줄이 없습니다. 이 중 17건은 무알코올 맥주(10건)나 토닉워터처럼 애초에 단맛을 앞세우지 않는 제품입니다. 나머지 68건은 모두 사이다·콜라 계열의 탄산음료이고, 무엇으로 달게 했는지가 신고 원재료명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68건 전부에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다음 장에서 다룹니다.
라벨에서 이름이 사라지는 세 가지 방식
① 한 계열이 여러 이름으로 흩어집니다
이 조사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스테비아’라고만 적은 제품이 2,319건 중 0건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 표기는 효소처리스테비아 136건, 스테비올배당체 134건, 스테비텐후레쉬 4건, 스테비아추출물 2건으로 흩어져 있고, 이를 제품 기준으로 합치면 274건(11.8%)입니다.
즉 ‘스테비아’로 검색하면 아무것도 안 나오고, 이름 하나만 골라 세면 실제의 절반만 보입니다. 계열 전체를 보려면 표기를 미리 다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각 표기의 차이는 스테비아 정리에서 다룹니다.
② 같은 물질에 이름이 둘입니다
탄산음료를 탄산음료이게 하는 성분은 이산화탄소입니다. 그런데 이 성분은 이산화탄소로 2,133건, 탄산가스로 125건 신고되어 있습니다. 같은 물질의 다른 이름인데, 두 표기를 함께 적은 제품은 0건이었습니다. 제조사마다 둘 중 하나를 골라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더 미묘한 사례도 있습니다. 비타민C를 붙여 쓴 제품이 261건, ‘비타민 C’로 띄어 쓴 제품이 151건이고, 역시 겹치는 제품은 0건입니다. 띄어쓰기 하나로 갈린 두 덩어리를 각각 세면 어느 쪽도 실제 사용률이 아닙니다.
③ 혼합제제 뒤로 들어갑니다
가장 큰 사각지대입니다. 전체의 32.8%인 761건이 원재료명에 ‘혼합제제’ 또는 ‘식품첨가물혼합제제’를 두고 있습니다. 식품등의 표시기준상 혼합제제류 식품첨가물은 고시된 혼합제제류의 명칭만으로 표시할 수 있어, 그 안에 어떤 감미료가 얼마나 들었는지는 원재료명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앞 장에서 남겨 둔 68건의 공통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68건 전부가 혼합제제 계열 표기를 두고 있습니다. 스프라이트 제로, 닥터 페퍼 제로, 갈배사이다 제로, 미닛메이드 스파클링 제로 슈거처럼 이름이 익숙한 제품들이 여기 들어가며, 원재료명이 정제수·이산화탄소·향료·식품첨가물혼합제제 몇 줄로 끝나는 식입니다. 이 경우 소비자가 라벨을 아무리 꼼꼼히 읽어도 감미료의 종류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2024년 7월 개정되어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무당’·‘무가당’·‘제로슈거’처럼 당류가 없음을 강조한 제품은 강조 표시 주변에 ‘감미료 함유’(또는 ‘당알코올 함유’)를 14포인트 이상으로 적어야 하고, 저열량 기준에 맞지 않으면 열량 정보나 ‘저열량 제품이 아님’도 함께 적어야 합니다. 감미료를 썼다는 사실은 이제 눈에 띄게 알리도록 바뀐 것인데, 어떤 감미료인지까지 알려 주는 규정은 아닙니다.
2015년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품목제조보고에는 보고일자가 있어 시기별 비교가 가능합니다. 아래 표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보고된 2,027건을 대상으로 하며, 그 이전에 보고돼 지금까지 남아 있는 292건은 표에서 뺐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는 현재 유효한 보고 건만 담고 있어, 과거에 신고됐다가 사라진 품목은 빠져 있습니다. 오래된 구간일수록 ‘그때 그랬다’가 아니라 ‘그때 신고돼 지금까지 남은 것들이 이랬다’로 읽어야 합니다.
| 보고 시기 | 품목 수 | 수크랄로스 | 아세설팜칼륨 | 알룰로스 | 에리스리톨 | 당류 |
|---|---|---|---|---|---|---|
| 2015~2019 | 340 | 22.9% | 11.8% | 0.0% | 3.5% | 63.8% |
| 2020~2022 | 494 | 44.7% | 29.1% | 9.9% | 15.6% | 38.1% |
| 2023~2026 | 1,193 | 61.7% | 50.5% | 19.9% | 21.7% | 25.1% |
방향은 분명합니다. 설탕·과당 같은 당류를 신고한 비율이 63.8%에서 25.1%로 내려가는 동안, 수크랄로스는 22.9%에서 61.7%로 올라갔습니다. 특히 알룰로스는 2015~2019년 구간에 단 한 건도 없다가 최근 구간에서 19.9%까지 올라온, 이 표에서 가장 빠르게 자리를 잡은 원재료입니다.
흔히 이야기되는 ‘아스파탐이 밀려났다’는 서사는 이 데이터에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아스파탐 비율은 2.6% → 2.4% → 4.8%로, 애초에 탄산음료 쪽에서는 계속 낮은 자리였습니다. 2023년 7월 국제암연구소의 분류 이후 급감했을 것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최근 구간의 수치는 오히려 조금 높습니다. 다만 앞서 밝힌 생존편향 때문에 이 표만으로 ‘아스파탐이 늘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입니다. 탄산음료에서 아스파탐은 원래도 주력이 아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제로 음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감미료는 무엇인가요?
수크랄로스입니다. 신고된 탄산음료 2,319건 중 1,101건(47.5%)에 들어 있고, 제품명에 ‘제로’가 붙은 534건만 보면 78%까지 올라갑니다. 두 번째는 아세설팜칼륨입니다.
감미료가 두세 개씩 들어가는 것은 정상인가요?
흔한 설계입니다. 고감미도 감미료를 쓴 제품 1,219건 중 887건(72.8%)이 두 종류 이상을 함께 씁니다. 여러 감미료를 조금씩 나눠 쓰면 단맛의 상승효과를 얻으면서 각각의 사용량은 줄일 수 있어, 성분 개수가 많다는 것이 곧 섭취량이 많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재료명에 ‘식품첨가물혼합제제’만 있으면 감미료가 없는 제품인가요?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혼합제제류는 고시된 명칭만 표시하면 되므로 그 안에 감미료가 들어 있어도 개별 이름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감미료·당류 표기가 전혀 없는 제로 음료가 85건 있었고, 이들 대부분이 혼합제제 표기를 두고 있었습니다.
이 조사로 어떤 제품이 더 안전한지 알 수 있나요?
알 수 없습니다. 이 집계는 ‘무엇이 얼마나 자주 쓰이는가’만 보여 줄 뿐, 사용량이나 안전성 평가와는 별개입니다. 국내에서 허용된 감미료는 모두 일일섭취허용량(ADI) 범위 안에서 사용되도록 관리되며, 성분별 기준과 논란의 내용은 수크랄로스·아스파탐·아세설팜칼륨 각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데이터 출처와 재현 방법
원본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 공공데이터 개방 서비스의 품목제조보고 자료입니다. 2026년 8월 17일에 식품유형 ‘탄산음료’ 전량 2,321건을 내려받았고, 원재료명의 괄호가 닫히지 않은 2건을 제외한 2,319건을 집계했습니다. 비율의 분모는 모두 2,319이며, 성분별 건수는 해당 이름을 원재료명에 적은 제품의 수입니다.
같은 데이터를 다시 받으면 그 사이 신규 보고와 취소가 반영되어 총건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수치는 위 수집일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