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포장 뒷면 원재료명을 보다 보면 ‘혼합형토코페롤농축물(산화방지제)’ 또는 ‘dl-알파-토코페롤’이라는 낯선 이름을 만나실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영양제로도 잘 아는 비타민E입니다. 몸에 좋은 비타민이 왜 식품첨가물 목록에 들어가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식품첨가물로 쓰이는 비타민E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안전한지 하나씩 정리해 드립니다.
목차
비타민E는 왜 식품첨가물로 쓰일까요?
식품첨가물로 들어가는 비타민E의 정식 이름은 토코페롤(Tocopherol)입니다. 토코페롤은 지용성 비타민으로, 식품 속 기름과 지방이 산소를 만나 상하는 것(산패)을 늦추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식품업계에서는 비타민E를 영양 보충 목적보다 산화방지제(항산화제)로 더 많이 사용합니다.
유지류·과자·라면·마요네즈처럼 기름이 많은 식품은 시간이 지나면 산소와 반응해 특유의 찌든 냄새(산패취)가 나고 맛이 변합니다. 토코페롤은 이 산화 반응에 먼저 끼어들어 지방 대신 자신이 산화되면서, 식품이 상하는 속도를 늦추고 유통기한을 늘려 줍니다. 합성 산화방지제(BHA·BHT 등)를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천연 유래인 토코페롤의 사용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식품첨가물 비타민E의 두 가지 역할
같은 토코페롤이라도 식품에 넣는 목적에 따라 표시되는 ‘용도’가 달라집니다.
| 용도 | 역할 | 사용 예시 |
|---|---|---|
| 산화방지제(항산화제) | 유지·지방의 산패 지연, 유통기한 연장 | 식용유, 과자, 라면, 마요네즈, 어육가공품 |
| 영양강화제 | 부족한 비타민E 함량 보충·강화 | 영·유아식, 이유식, 일부 음료·건강식품 |
즉, 원재료명에 ‘토코페롤(산화방지제)’이라고 적혀 있으면 식품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넣은 것이고, ‘토코페롤(영양강화제)’이라고 적혀 있으면 영양 성분을 보충하기 위해 넣은 것입니다.
라벨에 적히는 이름이 다른 이유
비타민E는 원료의 출처와 형태에 따라 표시명이 나뉩니다. 이름 앞의 접두사 d는 천연(식물성 기름·밀 배아 등)에서 얻은 것, dl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을 뜻합니다.
| 표시명 | 구분 | 특징 |
|---|---|---|
| 혼합형토코페롤농축물 | 천연 | 식용 식물성 기름에서 얻은 여러 토코페롤(알파·베타·감마·델타)의 혼합물, 대표적 천연 산화방지제 |
| d-알파-토코페롤 | 천연 | 비타민E 활성이 가장 높은 형태, 항산화력이 강함 |
| dl-알파-토코페롤 | 합성 | 합성 비타민E, 천연형에 비해 생체 이용률은 다소 낮으나 항산화 기능 제공 |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식품에 산화방지제로 넣은 토코페롤은 구체적인 명칭과 함께 ‘산화방지제’라는 용도를 반드시 표시해야 합니다. 국제적으로는 dl-알파-토코페롤이 E307(INS 307c) 등의 번호로도 불립니다.
식품첨가물 비타민E, 안전할까요?
식품에 산화방지제로 사용되는 토코페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사용이 허가된 성분으로, 정해진 기준 내에서 사용하면 안전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애초에 우리가 채소·견과류·식물성 기름을 통해 일상적으로 먹는 영양소이기도 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식품에 산화방지제로 들어간 소량의 토코페롤과 고용량 비타민E 영양제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식품첨가물로 섭취하는 양은 매우 적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영양제로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하면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 고용량 장기 복용 시 출혈성 뇌졸중(뇌출혈) 위험 증가 가능성
-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 발병 위험과 연관 가능성을 시사한 연구 보고
- 혈중 농도 과다 시 대사 질환과의 연관성 지적
비타민E는 대부분 평소 식사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이므로, 특별한 결핍이 없다면 영양제를 별도로 챙겨 먹을 필요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마무리
가공식품 라벨에서 만나는 비타민E(토코페롤)는 대부분 기름이 상하는 것을 막아 주는 산화방지제 역할을 합니다. 합성 산화방지제 대신 쓰이는 천연 유래 성분인 만큼, 정해진 기준대로 사용된다면 안심하고 드셔도 되는 첨가물입니다. 원재료명에서 ‘토코페롤(산화방지제)’을 발견하셨다면, ‘이 식품이 더 오래 신선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성분’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식품에 든 비타민E를 먹으면 영양제처럼 효과가 있나요?
산화방지제로 들어간 토코페롤은 양이 매우 적어 영양 보충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이 경우의 목적은 영양 공급이 아니라 식품의 산패 방지입니다.
Q. ‘d’와 ‘dl’ 토코페롤은 뭐가 다른가요?
‘d-‘는 식물성 기름 등 천연에서 얻은 형태이고, ‘dl-‘은 합성한 형태입니다. 천연형(d-)이 합성형(dl-)보다 비타민E 활성과 생체 이용률이 높은 편입니다.
Q. 토코페롤이 든 식품을 매일 먹어도 괜찮나요?
식품첨가물로 사용되는 양은 안전 기준 내로 관리되므로 일상적으로 섭취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주의가 필요한 것은 식품이 아니라 고용량 비타민E 영양제의 장기 복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