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봉지 뒷면의 원재료명을 보다가 “정제소금”과 “식염”이 다른 말인지 헷갈리셨던 적 있으실 겁니다. 게다가 어떤 제품은 원재료에 함수라고 적혀 있고, 또 어떤 제품은 천일염이라고 적혀 있어 “같은 소금인데 왜 표기가 다를까” 싶으셨을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식염은 먹는 소금 전체를 아우르는 법적 명칭이고, 정제소금은 그 안에 속하는 한 가지 유형입니다. 그리고 함수와 천일염은 소금의 종류가 아니라, 소금을 만드는 데 쓰인 원료(제조 경로)를 가리키는 표기입니다.
목차
식염이란 무엇일까요
식염(食鹽)은 우리가 먹는 소금을 법적으로 부르는 이름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식품공전(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는 식염을 “해수(해양심층수 포함)나 암염, 호수염 등에서 얻은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인 결정체를 재처리·가공한 것, 또는 해수를 정제·결정화한 것”으로 정의합니다.
즉 식염은 특정 소금 하나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천일염·정제소금·꽃소금·죽염·맛소금을 모두 포함하는 큰 우산 같은 개념입니다. 참고로 천일염은 2008년 3월 28일부터 식품위생법상 식용 소금(식염)으로 정식 관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정제소금은 식염의 한 종류입니다
그래서 “정제소금과 식염의 차이”라는 질문 자체가 사실은 층위가 다른 비교입니다. 식염이 상위 분류라면, 정제소금은 그 아래 여러 유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정제소금은 바닷물을 이온교환막에 전기투석시켜 불순물을 걸러낸 농축 소금물(함수)을 진공증발관에 넣어 결정을 만든 소금입니다. 흔히 ‘기계염’이라고도 부르며, 염화나트륨 순도가 매우 높아(보통 99% 안팎) 미네랄이나 불순물이 거의 없고 입자가 균일합니다. 그래서 과자·라면 같은 가공식품이나 식탁염으로 널리 쓰입니다.
식품공전이 정한 식염 6가지 유형
식품공전은 식염을 제조 방법에 따라 다음 6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 유형 | 제조 방법 | 염화나트륨 순도(대략) | 대표 예시·용도 |
|---|---|---|---|
| 천일염 | 염전에서 해수를 자연 증발시켜 얻은 결정체(분쇄·세척·탈수·건조 포함) | 약 70~88% | 김치·젓갈·장류 |
| 재제소금(재제조소금) | 원료 소금을 물에 녹여 여과·침전·재결정·탈수한 소금 | 88% 이상 | 꽃소금, 식탁·양념용 |
| 태움·용융소금 | 원료 소금을 800℃ 이상 고온에서 태우거나 녹여 원형을 변형 | 다양 | 죽염 |
| 정제소금 | 농축 함수 또는 원료 소금을 녹인 물을 증발설비로 결정화 | 보통 99% 안팎 | 가공식품, 식탁염(기계염) |
| 기타소금 | 암염·호수염 등을 식용에 맞게 처리하거나, 위 방법 외로 제조 | 다양 | 암염, 히말라야 핑크솔트 등 |
| 가공소금 | 위 소금을 50% 이상 사용해 식품·식품첨가물을 더해 가공 | 제품별 상이 | 맛소금, 저나트륨 소금 |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함수(액체 소금)’는 이 6가지 유형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함수는 완성된 소금 유형이 아니라, 소금을 만드는 중간 원료(농축된 소금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함수’와 ‘천일염’을 따로 표기할까요
이제 핵심 질문입니다. 소금 제품의 원재료명에 함수와 천일염이 나뉘어 적히는 이유는, 두 표기가 완전히 다른 제조 경로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함수(鹹水)는 ‘소금기가 있는 물’, 즉 바닷물을 이온교환막으로 정제·농축한 액체 상태의 진한 소금물입니다. 이 함수를 증발시켜 결정을 만든 것이 정제소금입니다. 다시 말해 함수 표기가 있으면, 그 소금은 고체 결정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바닷물에서 뽑아낸 정제소금 계열이라는 뜻입니다.
천일염은 염전에서 이미 고체 결정으로 만들어진 소금입니다. 이 천일염을 다시 물에 녹여 걸러낸 뒤 재결정하면 꽃소금(재제소금)이 되고, 고온에 태우면 죽염(태움·용융소금)이 됩니다. 즉 천일염 표기가 있으면, 그 소금은 천일염을 원료로 재가공한 소금이라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두 표기는 “액체 원료(함수)에서 나왔는가, 고체 원료(천일염)에서 나왔는가”를 구분해 주는 이정표입니다. 소금의 순도, 미네랄 함량, 맛이 이 원료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분해 표기하도록 한 것입니다.
원재료명으로 소금 종류 구분하는 법
봉지 뒷면 원재료명만 봐도 어떤 소금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원재료명 표기 | 추정되는 소금 | 특징 |
|---|---|---|
| 함수(정제) | 정제소금(기계염) | 순도 높음, 미네랄 거의 없음, 균일한 입자 |
| 천일염 100% | 천일염 또는 재제·죽염 원료 | 미네랄 상대적으로 풍부, 불순물도 있을 수 있음 |
| 천일염 + 여과·재결정 언급 | 재제소금(꽃소금) | 천일염보다 깨끗하고 잘 녹음 |
| 소금 + 조미료·첨가물 | 가공소금(맛소금 등) | 정제소금 등에 감칠맛 성분 첨가 |
자주 묻는 질문
Q. 정제소금은 화학적으로 만든 ‘나쁜 소금’인가요?
아닙니다. 정제소금은 바닷물에서 불순물을 걸러내고 염화나트륨만 결정화한 것으로, 화학 합성물이 아니라 바닷물이 원료입니다. 순도가 높아 미네랄이 적을 뿐이며, 가공식품 제조에는 오히려 균일한 정제소금이 유리합니다.
Q. 함수는 그 자체로 사서 먹을 수 있나요?
함수는 소금을 만들기 위한 액체 원료(농축 소금물)이므로, 일반적으로 완제품 소금처럼 유통되지는 않습니다. 원재료명에서 만나는 표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 천일염이 정제소금보다 무조건 몸에 좋나요?
천일염은 마그네슘·칼륨 같은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그만큼 이물질이나 쓴맛 성분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제소금은 깨끗하지만 미네랄이 거의 없습니다. 용도와 취향에 맞춰 고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식염은 먹는 소금 전체를 부르는 법적 이름이고 정제소금은 그중 한 유형입니다. 그리고 원재료명의 함수와 천일염은 소금의 종류가 아니라, 각각 액체(농축 소금물)와 고체(천일염 결정)라는 서로 다른 원료·제조 경로를 나타내는 표기입니다. 앞으로 소금 봉지 뒷면을 볼 때 이 두 단어만 확인하셔도, 그 소금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한결 또렷하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