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황산염이란? 와인·건과일의 표백·보존과 천식·두통 진실

와인 라벨의 ‘아황산염 함유(Contains sulfites)’ 문구, 건망고·건살구의 원재료명에서 보이는 아황산염. 보존료이자 산화방지제이자 표백제로 두루 쓰이지만, ‘와인 두통의 주범’이라거나 ‘천식에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붙어 다닙니다. 아황산염의 정체와 쓰임, 그리고 천식·두통을 둘러싼 진실을 정리해 드립니다.

아황산염이란? 한 가지 역할이 아니다

아황산염은 이산화황(SO₂)이 물에 녹아 만들어지는 아황산에서 유래한 물질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메타중아황산칼륨, 무수아황산, 산성아황산나트륨, 아황산나트륨, 차아황산나트륨, 메타중아황산나트륨 등 6개 품목이 식품첨가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한 가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료·산화방지제·표백제 세 가지 기능을 동시에 한다는 것입니다.

와인과 건과일에 왜 들어갈까

아황산염이 가장 잘 알려진 식품은 와인과 건조과일입니다.

  • 와인 — 발효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기기도 하고, 산화와 잡균 번식을 막아 맛·향을 지키기 위해 추가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80~100ppm 정도 함유됩니다.
  • 건과일 — 건망고·건살구 등에서 갈변을 막고 보존성을 높이는 데 쓰입니다. 과일의 산화효소를 억제해 색이 검게 변하는 것을 막아주는데, 일부 건과일은 와인의 10배에 이르는 아황산염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표백 목적으로 색을 밝게 쓰는 첨가물로는 이산화티타늄도 있는데, 아황산염과는 원리와 쟁점이 다릅니다.

천식·두통 진실

아황산염은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돼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하루섭취허용량(ADI) 체중 1kg당 0.7mg 이내에서는 대부분에게 안전합니다. 다만 주의할 집단이 있습니다.

  • 천식 환자 — 국내 연구에서 천식 환자의 약 3.9%가 아황산염 과민반응을 보였고, 중증일수록 빈도가 높았습니다. 주로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나며 드물게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 있어, 천식이 있다면 함유 식품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두통 — 흔히 ‘와인 두통 = 아황산염’으로 알려졌지만, 연구에 따르면 두통의 주범은 아황산염보다 히스타민이나 케르세틴 같은 다른 성분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황산염은 억울한 누명을 쓴 셈에 가깝습니다.

표시 의무

식약처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최종 제품의 이산화황 함량이 1kg당 10mg 이상이면 아황산염의 명칭(예: 산성아황산나트륨)과 용도(산화방지제·표백제·보존료)를 함께 표시해야 합니다. 아황산염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도 관리되므로, 천식이나 민감 체질이라면 이 표시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같은 보존료라도 어묵·치즈의 소르빈산칼륨, 음료의 안식향산나트륨은 쟁점이 다릅니다. 보존료 전체 그림은 식품 보존료 종류·표시 정리에서 확인하세요.

국산 과실주 셋 중 둘에 들어 있습니다

아황산염이 와인에 쓰인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얼마나 흔한지는 잘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식품안전나라 품목제조보고에서 식품유형이 과실주인 1,481건의 원재료명을 전부 집계했더니, 아황산 계열을 신고한 제품이 976건, 65.9%였습니다.

다른 식품유형과 비교하면 이 성분이 얼마나 뚜렷하게 한곳에 몰려 있는지 보입니다.

식품유형집계 건수아황산 계열비율
과실주1,48197665.9%
당절임3,122250.8%
탄산음료2,31910.04%
어묵8,03200%

과실주에서 아황산염이 하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원치 않는 효모와 세균의 번식을 막고, 산소와 먼저 반응해 술이 산화되는 것을 늦춥니다. 발효로 만드는 술에서는 보존과 산화방지가 사실상 한 가지 문제라, 아황산염 없이 만들려면 살균·밀폐·저온 유통 같은 다른 조건을 훨씬 까다롭게 갖춰야 합니다. 셋 중 하나꼴인 나머지 제품이 그 길을 택한 셈입니다.

라벨에서 그 이름을 보기 어려운 이유

‘아황산염’은 개별 성분의 이름이 아니라 여러 성분을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래서 라벨에는 그 단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과실주 1,481건에서 실제로 쓰인 표기를 세어 보면 이렇습니다.

원재료명 표기제품 수
메타중아황산칼륨769
무수아황산123
아황산나트륨27
메타중아황산나트륨24
차아황산나트륨18
이산화황10
산성아황산나트륨5
중아황산칼륨3
아황산염3

표기는 열 가지가 넘는데, 정작 ‘아황산염’이라고 적은 제품은 3건뿐입니다. 실제로 가장 흔한 이름은 메타중아황산칼륨이고, 그다음이 무수아황산입니다. 아황산염에 민감한 분이 라벨에서 ‘아황산’이라는 글자만 찾으려 하면 이산화황으로 적힌 제품을 놓치게 됩니다.

기억하기 쉬운 기준은 이렇습니다. 이름에 ‘아황산’이나 ‘이산화황’이 보이면 같은 계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천식이 있는 분이나 아황산염 과민 반응을 겪은 분에게는 이 한 줄이 라벨을 읽는 실용적인 기준이 됩니다.

당절임에는 왜 거의 없을까

아황산염 하면 건과일을 떠올리기 쉬운데, 국내 신고 자료에서는 당절임 3,122건 중 25건(0.8%)에 그쳤습니다. 이유는 ‘당절임’이라는 유형에 실제로 어떤 제품이 들어 있는지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의 상위 원재료는 설탕(836건)·홍삼(734건)·벌꿀(539건)·생강(243건)으로, 서양식 건과일이 아니라 홍삼절편·생강청·유자청 같은 한국형 당절임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제품은 당도가 매우 높아 그 자체로 미생물이 자라기 어렵고, 색을 하얗게 유지할 필요도 크지 않습니다. 아황산염이 건과일에 쓰이는 주된 이유가 갈변을 막아 색을 밝게 유지하는 것인데, 홍삼이나 생강에는 그 요구가 없습니다.

즉 국내에서 아황산염 노출을 신경 쓰신다면 우선순위는 과실주와 수입 건과일입니다. 국산 당절임 제품은 이 성분과 대체로 무관합니다. 다른 보존료들이 어느 식품에 자리 잡았는지는 식품 보존료 정리소르빈산칼륨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공식 정보: 식품안전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