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향산나트륨이란? 비타민C와 만나면 벤젠 생성 논란의 진실

탄산음료, 과일주스, 간장의 원재료명에서 볼 수 있는 안식향산나트륨. 미생물을 막는 흔한 보존료지만, ‘비타민C와 만나면 발암물질 벤젠이 생긴다’는 이야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 말은 사실일까요? 안식향산나트륨의 정체와 벤젠 논란의 진실, 실제 안전 수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안식향산나트륨이란?

안식향산나트륨(벤조산나트륨)은 안식향산의 나트륨염으로, 산성 식품에서 미생물 억제력이 특히 뛰어난 산형 보존료입니다. 그래서 탄산음료, 과일·채소 음료, 잼, 절임류, 소스, 간장처럼 산도가 있는 제품에 주로 쓰입니다. 물에 잘 녹아 액상 식품에 넣기 좋다는 점도 널리 쓰이는 이유입니다.

비타민C와 만나면 벤젠이 생긴다?

핵심 쟁점이 여기 있습니다. 안식향산나트륨이 비타민C(아스코르브산)와 함께 있고, 산성이면서, 구리·철 같은 금속 이온과 열·빛이 더해지면 발암물질인 벤젠이 미량 생성될 수 있습니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 장기간 고농도 노출 시 백혈병 등 혈액 질환과 관련됩니다.

2006년 비타민C가 든 음료에서 벤젠이 검출되며 이른바 ‘벤젠 파동’이 있었고, 이후 식약처는 두 성분을 함께 쓰지 않도록 권고하고 제조 공정 개선을 유도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두 성분을 같이 먹는다고 해서 몸속에서 벤젠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됩니다.

실제 안전 수준은

업계의 혼합 사용 자제와 천연 보존료 대체, 살균 공정 강화로 현재 국내 유통 음료의 벤젠 검출 수준은 안전한 범위입니다. 2018년 조사에서 음료 300건 중 3건에서 평균 3ppb의 벤젠이 검출됐는데, 이는 먹는 물 기준(10ppb)보다 낮은 수치였습니다. 사실 벤젠은 음료보다 자동차 배기가스·휘발유 등 호흡을 통한 노출이 훨씬 많습니다.

사용 기준도 정해져 있습니다. 안식향산나트륨은 음료류에 0.6g/kg 이하로 제한되며, 하루섭취허용량(ADI)은 체중 1kg당 0~5mg입니다. 걱정된다면 ‘비타민C 강화’와 ‘안식향산나트륨’이 같이 적힌 음료를 피하고, 개봉 후 오래 두거나 뜨거운 곳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같은 산형 보존료라도 어묵·치즈의 소르빈산칼륨은 곰팡이 억제가 강점이고, 와인·건과일의 아황산염은 천식 과민반응이 쟁점입니다. 보존료 전체 그림은 식품 보존료 종류·표시 정리에서 확인하세요.

탄산음료에는 있고 어묵에는 없습니다

안식향산나트륨이 어떤 식품에 쓰이는지는 말로 설명하기보다 세어 보는 편이 빠릅니다. 식품안전나라 품목제조보고에서 네 가지 식품유형의 원재료명을 전부 집계했습니다(2026년 8월 수집, 신고 원재료명 기준).

식품유형집계 건수안식향산 계열비율
탄산음료2,3191566.7%
당절임3,12210.03%
어묵8,03200%
과실주1,48100%

어묵 8,032건과 과실주 1,481건에서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안식향산은 산성 환경에서 항균력을 발휘하는 보존료라, 산도가 낮은 어묵에서는 쓸 이유가 없습니다. 어묵의 보존료 자리는 소르빈산칼륨 계열이 51.5%로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안식향산나트륨을 걱정하며 확인해야 할 식품은 어묵·햄 같은 가공식품이 아니라 산성 음료입니다. 탄산음료에서 신고된 표기는 안식향산나트륨 148건, 안식향산 8건이었습니다.

둘을 함께 쓴 제품은 얼마나 될까

이 성분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안식향산염과 비타민씨(아스코르브산)가 같은 제품 안에 함께 있을 때 특정 조건에서 미량의 벤젠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두 성분을 함께 신고한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 보면 됩니다.

구분제품 수탄산음료 대비
안식향산 계열 사용1566.7%
비타민씨 계열 사용41217.8%
둘 다 사용30.1%

각각은 드물지 않습니다. 비타민씨를 넣은 탄산음료가 여섯 개 중 하나꼴이고, 안식향산 계열은 열다섯 개 중 하나꼴입니다. 그런데 둘을 함께 신고한 제품은 2,319건 중 3건이었습니다. 안식향산을 쓴 제품만 놓고 봐도 비타민씨를 함께 쓴 비율은 1.9%에 그칩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 숫자는 논란이 되는 배합이 실제 시장에서 드물다는 것을 보여 줄 뿐, 벤젠 생성 가능성이나 안전성 자체를 판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비율은 하한값입니다. 원재료명에 ‘식품첨가물혼합제제’로만 적힌 제품에서는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두 성분이 각각은 흔한데 겹치는 경우만 유독 드물다는 사실은, 배합 단계에서 이미 이 조합이 회피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라벨에서 두 이름이 나란히 있는 음료를 만나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비타민씨는 이름이 두 갈래로 적힙니다

위 집계에서 한 가지 더 확인된 것이 있습니다. 탄산음료 원재료명에서 비타민씨는 ‘비타민C’로 붙여 쓴 제품이 261건, ‘비타민 C’로 띄어 쓴 제품이 151건이었고, 두 표기를 함께 쓴 제품은 0건이었습니다. 띄어쓰기 하나로 갈린 두 덩어리인 셈입니다.

어느 한쪽만 세면 실제 사용률의 절반 정도만 보이게 됩니다. 이런 표기 차이는 성분을 피하려는 소비자에게도, 성분을 조사하려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함정이 됩니다. 라벨을 확인하실 때는 띄어쓰기와 표기 변형까지 감안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존료 전반의 종류와 표시 규칙은 식품 보존료 정리에서, 산화방지제로 쓰이는 비타민씨의 역할은 인스턴트 커피에 비타민C를 넣는 이유에서 다룹니다.

원래 어디에 있던 물질인가

안식향산은 공장에서 처음 만들어진 물질이 아니라 자연에 널리 존재하는 유기산입니다. 크랜베리·자두·계피·정향 같은 식물에 들어 있고, 이런 열매가 잘 상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식품첨가물로 쓰이는 안식향산나트륨은 이 산을 물에 잘 녹는 나트륨염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천연에도 있다’는 사실이 곧 안전을 보증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합성이라 위험하다’는 판단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든 판단의 근거는 출신이 아니라 얼마나 들어 있고 얼마나 먹느냐입니다. 사용 기준과 일일섭취허용량이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공식 정보: 식품안전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