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첨가’, ‘무설탕’, ‘무보존료’. 마트에서 흔히 보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무엇을 넣지 않았다는 뜻인지, 그 말이 실제 원재료와 맞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식품안전나라가 공개하는 품목제조보고 자료에는 제품명과 원재료명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제품명에 그런 표현을 쓴 품목을 전량 내려받아 원재료를 하나씩 대조했습니다. 모두 447건입니다.
목차
표현별로 몇 건이나 있을까
먼저 어떤 표현이 얼마나 쓰이는지 세어 봤습니다(2026년 8월 17일에 내려받은 자료).
| 제품명에 쓰인 표현 | 품목 수 |
|---|---|
| 무설탕 | 327건 |
| 무첨가 | 63건 |
| 무색소 | 53건 |
| 무보존료 | 4건 |
| 무방부제 | 0건 |
압도적으로 많은 표현은 무설탕입니다. 반대로 ‘무방부제’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조회를 세 번 반복해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예전에 흔히 보였던 표현이 제품명에서는 사라진 셈입니다.
한 가지 함정도 있었습니다. ‘무색소’ 53건 중 23건은 ‘적무색소’라는 이름의 착색료 제품이었습니다. 제품명 부분일치로 걸려든 것이라, 아래에서는 이 23건을 제외한 27건만 ‘무색소 표방’으로 셉니다. 공개 데이터를 다룰 때는 이런 걸러내기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넷 중 셋은 무엇을 안 넣었는지 밝히지 않습니다
‘무첨가’ 63건을 제품명 기준으로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 구분 | 품목 수 | 예 |
|---|---|---|
| 무엇의 무첨가인지 밝힘 | 16건 | 설탕 7 · 소금 3 · 색소 2 · 보존료 2 · 당 1 · 단맛 1 |
| ‘무첨가’만 붙임 | 47건 | 무첨가 단무지, 무첨가 두유, 무첨가 포기김치 등 |
75%가 대상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 소비자는 무엇이 없는 제품인지 알 수 없습니다. 보존료가 없다는 뜻인지, 감미료가 없다는 뜻인지, 아니면 조미료를 말하는 것인지 판단할 근거가 제품명에 없습니다.
‘무첨가’인데 첨가물이 열 개인 제품도 있습니다
63건의 원재료명에서 식품첨가물로 볼 수 있는 항목을 세어 봤습니다.
| 구분 | 품목 수 |
|---|---|
| 첨가물 표기가 아예 없음 | 28건(44%) |
| 1~3개 | 13건 |
| 4개 이상 | 22건 |
| 가장 많은 제품 | 10개 |
절반에 가까운 28건은 실제로 첨가물 표기가 없었습니다. 두유(원액두유·백태), 땅콩버터(볶음땅콩), 아몬드버터(구운아몬드), 멸치(건조멸치)처럼 원재료가 한두 줄로 끝나는 제품들입니다. 이런 제품의 ‘무첨가’는 과장이 아닙니다.
그런데 같은 표현을 달고 첨가물이 여러 개인 제품도 있습니다. 절임식품 27건은 첨가물이 평균 4.0개였고, 폴리인산나트륨 12건·효소처리스테비아 14건·치자황색소 6건 등이 흔했습니다.
가장 뚜렷한 사례는 대상을 밝히지 않은 ‘무첨가’ 단무지 한 건입니다. 원재료명에 소르빈산칼륨(보존료)·아황산나트륨·사카린나트륨·아스파탐이 함께 신고돼 있었습니다. 보존료와 감미료를 모두 쓴 제품이 제품명에는 ‘무첨가’를 달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의 무첨가인지 밝히지 않으면 이런 조합도 성립합니다.
‘무설탕’은 ‘당이 없다’와 다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인 무설탕 327건은 어떨까요.
| 구분 | 품목 수 | 비율 |
|---|---|---|
| 감미료를 사용 | 129건 | 39.4% |
| 당류를 사용 | 37건 | 11.3% |
| 착색료를 사용 | 38건 | 11.6% |
| 보존료를 사용 | 1건 | 0.3% |
설탕을 뺀 자리를 채운 것은 감미료입니다. 자일리톨 52건, 에리스리톨 36건, 효소처리스테비아 27건, 알룰로스 24건, 수크랄로스 20건 순이었습니다. 식품유형은 캔디류 89건·떡류 30건·액상차 27건·빵류 26건으로, 단맛이 제품의 핵심인 범주에 몰려 있습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당류를 쓴 37건입니다. 내역은 물엿 17건, 벌꿀 12건, 올리고당 4건, 포도당 3건, 액상과당 1건이었습니다. 모두 당이지만 설탕(자당)은 아닙니다. 그래서 ‘무설탕’이라는 표시가 성립합니다. 다만 소비자가 그 표현을 ‘당이 없다’로 읽으면 실제와 어긋납니다.
당알코올을 쓴 제품은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자일리톨·말티톨 같은 당알코올은 열량과 혈당 영향이 설탕보다 작을 뿐 0은 아니고, 많이 먹으면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감미료별 차이는 감미료 비교 가이드에 정리했습니다.
표시가 정보가 되는 조건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하나 필요합니다.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원래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을 두고 ‘무첨가’라고 표시하는 것은 부당한 표시에 해당합니다. 색소를 쓸 수 없는 식품에 ‘색소 무첨가’를 붙이는 경우가 그 예로 제시됩니다. 아무도 넣을 수 없는 것을 안 넣었다고 강조하면 소비자가 그 제품만 다른 것으로 오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은 표시들은 어느 쪽일까요. 각 표방 제품이 속한 식품유형을 따로 전량 수집해, 그 유형에서 해당 성분이 실제로 얼마나 쓰이는지 계산했습니다.
| 표방 | 품목 수 | 그 성분 검출 | 같은 식품유형의 사용률 |
|---|---|---|---|
| ‘무보존료’ 간장 | 4건 | 0건 | 혼합간장 615건 중 70.1% |
| ‘보존료 무첨가’ 조미오징어 | 1건 | 0건 | 조미건어포 4,519건 중 24.6% |
| ‘보존료 무첨가’ 명란 | 1건 | 0건 | 양념젓갈 5,120건 중 13.1% |
| ‘무첨가’ 김치 | 2건 | — | 김치 20,901건 중 보존료 0.01% |
위 세 줄은 표시가 정보로 작동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혼합간장은 615건 중 431건(70.1%)이 보존료를 신고했습니다. 파라옥시안식향산에틸이 427건입니다. 열 중 일곱이 쓰는 성분을 쓰지 않았다면, 그 사실은 소비자가 알 만한 정보입니다.
마지막 줄은 다릅니다. 김치 20,901건을 전량 집계했더니 보존료는 2건(0.01%), 타르색소는 0건이었습니다. 김치는 애초에 그런 성분을 쓰지 않는(쓸 수 없는) 식품유형입니다. 그러니 김치에 붙은 ‘무첨가’가 보존료나 색소를 뜻한다면, 그것은 다른 김치와의 차이를 만들지 못합니다. 다만 김치에도 글루탐산나트륨 24.9%, 사카린나트륨 2.9%, 잔탄검 4.0%는 쓰이므로, 무엇의 무첨가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확인해 보니 주장과 어긋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균형을 위해 반대쪽 결과도 밝힙니다. 대상을 명시한 표시들은 대체로 원재료와 일치했습니다.
- ‘무색소’ 27건 — 착색료 신고 0건
- ‘무보존료’ 4건 — 보존료 신고 0건
- ‘보존료 무첨가’ 2건 — 보존료 신고 0건
- ‘소금 무첨가’ 3건 — 정제소금·식염 신고 없음
즉 문제는 ‘거짓 표시’가 아니라 ‘무엇에 대한 말인지 모르는 표시’입니다. 대상을 밝힌 표시는 확인 가능하고 대체로 사실이었습니다. 대상을 밝히지 않은 47건이 소비자를 헷갈리게 합니다.
라벨에서 확인하는 세 가지 질문
이 조사를 통해 정리한 실용적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 질문 | 확인하는 곳 |
|---|---|
| 무엇의 무첨가라고 적었나 | 제품명·강조 표시. 대상이 없으면 판단 보류 |
| 그 성분을 원래 쓸 수 있는 식품인가 | 같은 종류의 다른 제품 라벨과 비교 |
| 그 자리를 무엇이 채웠나 | 원재료명 전체. 설탕을 뺐다면 감미료를 확인 |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무엇을 뺐다는 표시는 무엇을 넣었다는 정보와 함께 읽어야 합니다. 원재료명 읽는 방법은 원재료명 표시 읽는 법에, 보존료의 종류와 표시 규칙은 식품 보존료 정리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무첨가’라고 적혀 있으면 첨가물이 전혀 없는 건가요?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무첨가’ 63건 중 28건은 실제로 첨가물 표기가 없었지만, 나머지는 있었고 최대 10개인 제품도 있었습니다. 대상을 밝히지 않은 ‘무첨가’는 원재료명을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무설탕’ 제품은 당류가 0인가요?
아닙니다. 327건 중 37건이 물엿·벌꿀·올리고당·포도당 같은 당류를 신고했습니다. 설탕(자당)이 아니면 무설탕 표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당 섭취를 줄이려면 표시 문구보다 영양성분표의 당류 함량을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무보존료’ 표시는 믿을 수 있나요?
이번에 확인한 4건은 모두 원재료명에 보존료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같은 식품유형(혼합간장)에서는 70.1%가 보존료를 쓰고 있어, 이 표시는 실제 차이를 알려 주는 정보였습니다. 다만 보존료를 쓸 수 없는 식품에 붙은 같은 문구는 정보가치가 없습니다.
‘무방부제’라는 표현은 왜 사라졌나요?
제품명 기준으로는 0건이었습니다. 이유를 이 데이터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표시 규정과 업계 관행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이지만, 확인된 것은 ‘제품명에서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뿐입니다.
‘소금 무첨가’ 제품은 나트륨이 없는 건가요?
다릅니다. 이번에 확인한 3건은 정제소금이나 식염을 원재료로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식품에는 원재료 자체에 들어 있는 나트륨이 있고, 구연산삼나트륨이나 글루탐산나트륨처럼 이름에 나트륨이 붙은 첨가물도 나트륨을 함께 들여옵니다. 나트륨 섭취를 관리하신다면 표시 문구가 아니라 영양성분표의 나트륨 함량을 기준으로 삼으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데이터 출처와 재현 방법
원본은 식품안전나라 공공데이터 개방 서비스의 품목제조보고 자료입니다. 2026년 8월 17일에 아래 조건으로 각각 전량을 내려받았습니다.
| 수집 조건 | 건수 | 용도 |
|---|---|---|
| 제품명에 무설탕·무첨가·무색소·무보존료·무방부제 | 447건 | 표방 제품 분석 |
| 식품유형 혼합간장 | 615건 | 보존료 사용률 대조 |
| 식품유형 조미건어포 | 4,519건 | 보존료 사용률 대조 |
| 식품유형 양념젓갈 | 5,120건 | 보존료 사용률 대조 |
| 식품유형 김치 | 20,901건 | 보존료·색소 사용률 대조 |
성분별 건수는 해당 이름을 원재료명에 적은 제품의 수이며, 사용량이 아니라 표기 여부를 셉니다. 원재료명에 ‘식품첨가물혼합제제’처럼 계열명만 적은 제품이 있어 모든 비율은 하한값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다른 식품유형은 어묵 보존료 실태와 탄산음료 감미료 실태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