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산아미드, 내가 아는 니코틴이 맞을까? 식품에 왜 들어가고 어떤 역할을 할까

가공식품 원재료명을 읽다가 니코틴산아미드라는 이름을 보고 흠칫하신 적 있으실 겁니다. ‘니코틴’이라는 세 글자가 담배를 떠올리게 하니까요. 시리얼, 이온음료, 분유, 밀가루 제품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 성분은 사실 비타민B3(니아신)의 한 형태입니다. 담배 속 니코틴과는 무슨 관계인지, 식품에 왜 일부러 넣는지,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되는지 하나씩 정리해 드립니다.

니코틴산아미드, 담배 니코틴과 같은 물질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혀 다른 물질입니다. 이름이 닮은 것은 화학사(史)의 흔적일 뿐입니다. 19세기 말 연구자들이 담배에서 얻은 니코틴을 산화시켰더니 새로운 산성 물질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니코틴산(nicotinic acid)’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만드는 출발 물질이 니코틴이었을 뿐, 완성된 니코틴산은 니코틴과 구조도 작용도 다릅니다.

문제는 이름이었습니다. 1930년대에 니코틴산이 펠라그라를 막는 비타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밀가루 등에 영양강화 목적으로 넣기 시작했는데, ‘담배 성분을 식품에 넣는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942년경 nicotinic acid + vitamin을 합친 나이아신(Niacin)이라는 새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니코틴산아미드는 그 니코틴산의 아미드 형태이고, 화장품에서 흔히 부르는 나이아신아마이드와 같은 물질입니다.

정리하면 니코틴산과 니코틴산아미드를 함께 묶어 부르는 이름이 니아신(비타민B3)이며, 담배 니코틴은 이 가족에 속하지 않습니다.

식품에 왜 니코틴산아미드를 넣을까요?

식품첨가물로서 니코틴산아미드의 용도는 영양강화제 하나입니다. 색을 내거나 맛을 바꾸거나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한 성분이 아니라, 가공 과정에서 손실되거나 원래 부족한 비타민B3를 채워 넣기 위한 성분입니다. 영양강화제가 무엇인지는 식품첨가물 영양강화제란? 비타민·무기질을 왜 일부러 넣을까 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해 두었습니다.

몸속에서 니코틴산아미드는 NAD·NADP라는 조효소의 재료가 됩니다. 이 두 조효소는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을 에너지로 바꾸는 산화·환원 반응 곳곳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에너지 대사 자체가 흔들립니다. 심하게 결핍되면 피부염·설사·치매를 특징으로 하는 펠라그라가 나타납니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삼던 지역에서 과거 흔했던 질병으로, 지금도 밀가루·시리얼에 니아신을 강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식품에 들어가나요?

영양강화가 필요한 가공식품 전반에 쓰이지만, 아무 데나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분내용
주요 사용 식품시리얼·곡류 가공품, 영양강화 밀가루, 분유·이유식, 이온음료·에너지음료, 영양보충용 식품, 건강기능식품
사용 금지 식품식육 및 선어패류(신선한 어패류)
사용량따로 사용량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량
표시 방법원재료명에 ‘니코틴산아미드’ 또는 ‘니코틴산아미드(영양강화제)’

식육이나 선어패류에 쓰지 못하게 막아 둔 이유는 영양 보충과 무관하게 고기의 붉은 빛을 오래 유지시키는 효과가 있어, 신선도를 오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적으로는 INS 375번으로 관리되며, 국내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니코틴산과 니코틴산아미드는 뭐가 다를까요?

둘 다 비타민B3지만,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이 달라 식품에 쓰는 방식도 갈립니다.

비교 항목니코틴산(니아신)니코틴산아미드(나이아신아마이드)
비타민 활성있음있음(동일)
고용량 섭취 시 홍조얼굴·목이 붉어지는 ‘나이아신 플러시’ 발생거의 발생하지 않음
성인 상한섭취량1일 35mg1일 1,000mg
식품첨가물 사용 범위특수영양식품·특수의료용도식품·건강기능식품·영양강화 밀가루 등으로 제한식육·선어패류를 제외한 식품에 사용 가능

나이아신 플러시는 니코틴산이 혈관을 넓히는 물질의 분비를 자극해 생기는 일시적 반응입니다. 대개 해롭지는 않지만 화끈거림·가려움이 불편할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 니코틴산의 사용 대상을 좁히는 개정을 추진하면서 그 밖의 식품에는 홍조 부담이 없는 니코틴산아미드로 대체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요즘 가공식품 라벨에서 ‘니코틴산’보다 ‘니코틴산아미드’가 더 자주 보이는 이유입니다.

하루 얼마나 필요하고, 많이 먹으면 위험할까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성인의 니아신 권장섭취량은 하루 남성 16mgNE, 여성 14mgNE 수준입니다. 참치·닭가슴살·돼지고기·땅콩·버섯·현미 등 평범한 식단으로도 대체로 채워지는 양입니다.

식품첨가물로 들어가는 니코틴산아미드의 양은 이 기준을 크게 넘지 않도록 설계되며, 니코틴산아미드의 상한섭취량은 1일 1,000mg으로 니코틴산(35mg)보다 훨씬 여유가 있습니다. 즉 시리얼 한 그릇이나 이온음료 한 병에 든 정도로 과잉을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고용량 니아신 보충제를 따로 챙겨 드시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니코틴산 형태를 그램 단위로 장기 복용하면 간 수치 이상 등이 보고되어 있으므로, 보충제는 표시된 함량과 형태(니코틴산인지 니코틴산아미드인지)를 확인하고 드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화장품 속 나이아신아마이드와 같은 성분일까요?

네, 같은 물질입니다. 부르는 이름만 분야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식품·영양제에서는 니코틴산아미드(또는 니코틴아마이드), 화장품에서는 나이아신아마이드로 표기합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국내에서 미백 기능성 화장품의 고시 원료로 인정되어 토너·세럼·크림에 널리 쓰입니다.

다만 바르는 것과 먹는 것의 효과는 별개입니다. 화장품의 미백·피부 장벽 관련 효과는 피부에 직접 도포했을 때를 전제로 평가된 것이므로, 니코틴산아미드가 든 시리얼을 먹는다고 해서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식품 속 니코틴산아미드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비타민B3 영양 보충입니다.

마무리

니코틴산아미드는 이름만 담배 니코틴을 닮았을 뿐, 실제로는 에너지 대사에 꼭 필요한 비타민B3이자 가공식품의 영양강화제입니다. 홍조 부작용이 없어 니코틴산을 대신하는 자리도 넓어졌고, 상한섭취량 역시 여유가 큽니다. 원재료명에서 이 이름을 발견하셨다면 ‘담배 성분’이 아니라 ‘넣어 준 비타민’으로 읽으셔도 됩니다.

같은 비타민 계열 첨가물이 색까지 내는 사례가 궁금하시다면 식품첨가물 비타민B2(리보플라빈)는 왜 넣을까? 글도 함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니코틴산아미드를 먹으면 니코틴을 섭취하는 셈인가요?
아닙니다. 과거 니코틴을 산화시켜 처음 얻었다는 유래 때문에 이름이 비슷할 뿐, 구조와 작용이 전혀 다른 물질입니다. 담배의 중독성이나 유해성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Q. 니코틴산아미드와 나이아신아마이드, 니아신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니아신(비타민B3)은 니코틴산과 니코틴산아미드를 함께 부르는 총칭입니다. 니코틴산아미드와 나이아신아마이드는 같은 물질을 부르는 다른 표기로, 화장품에서는 주로 나이아신아마이드라고 씁니다.

Q. 니코틴산아미드가 든 음료를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나요?
홍조(나이아신 플러시)는 주로 니코틴산을 고용량으로 섭취했을 때 나타납니다. 니코틴산아미드는 이 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으며, 식품에 들어가는 양은 그보다 훨씬 적습니다.

Q. 고기나 생선에는 왜 쓰지 못하게 되어 있나요?
식육과 선어패류에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육색을 오래 유지시켜 신선도를 실제보다 좋아 보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영양제로 따로 챙겨 먹어야 할까요?
육류·생선·견과류·통곡물이 포함된 일반적인 식사로도 충분히 채워지는 편입니다. 보충제를 드실 때는 형태(니코틴산/니코틴산아미드)와 함량을 확인하시고, 고용량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