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유발물질은 첨가물보다 원재료에 있습니다

가공식품에서 두드러기나 호흡 곤란을 겪은 뒤 ‘첨가물 때문일까’라고 의심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면 순서가 조금 다릅니다.

이 글은 식품안전나라 품목제조보고 자료에서 여섯 가지 식품유형 42,372건의 원재료명을 집계해,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실제로 어디에서 들어오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표시 제도와 데이터에 관한 내용이며, 개별 증상에 대한 판단은 진료하시는 의료진의 몫입니다(면책조항).

알레르기와 과민반응은 다릅니다

먼저 구분할 것이 있습니다. 흔히 한 단어로 쓰지만 기전이 다릅니다.

구분기전대표 예
식품 알레르기면역계가 특정 단백질을 위험으로 인식(IgE 매개)우유·달걀·땅콩·새우 등
과민반응·불내성면역 반응이 아니거나 다른 경로아황산류에 의한 천식 악화, 유당 불내성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대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는 미량으로도 반응이 올 수 있어 완전한 회피가 원칙이지만, 과민반응은 대체로 양과 관련이 있습니다. 첨가물 쪽에서 문제가 되는 사례는 대부분 후자에 가깝습니다.

표시 대상 목록에서 첨가물은 하나뿐입니다

식약처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정해 두고, 원재료명 표시란 근처에 바탕색과 구분되는 별도의 알레르기 표시란을 마련해 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목록에는 알류(가금류)·우유·메밀·땅콩·대두·밀·고등어·게·새우·돼지고기·복숭아·토마토·아황산류·호두·닭고기·쇠고기·오징어·조개류(굴·전복·홍합 포함)·잣이 들어 있습니다.

목록을 훑어보면 한 가지가 눈에 띕니다. 식품첨가물은 아황산류 하나뿐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원재료입니다. 그리고 아황산류만 조건이 다릅니다.

구분표시 기준
원재료 유래 유발물질함량과 관계없이 사용했다면 표시
아황산류최종 제품에 이산화황이 1kg당 10mg 이상일 때 표시

즉 아황산류는 양에 따라 표시 여부가 갈립니다. 10mg/kg 미만이면 알레르기 표시란에 나타나지 않지만 원재료명에는 성분명이 남습니다. 아황산류에 민감하신 분이 알레르기 표시란만 보면 놓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어디에 들어 있나

여섯 가지 식품유형을 전량 집계해 유발물질 계열별 신고 비율을 계산했습니다(2026년 8월 17일에 내려받은 자료, 원재료명 표기 기준).

계열어묵김치조미건어포과실주탄산음료
대두50.6%0.4%1.9%0%4.4%
48.6%1.7%0.4%0%0.2%
알류9.2%0%0%0%0%
오징어6.4%0%28.5%0%0%
새우2.4%38.7%0.1%0%0%
우유1.0%0%2.7%0%5.5%
아황산류0%0%0%65.9%0.04%

표에서 읽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대체로 첨가물이 아니라 원재료에서 옵니다.

어묵 8,032건은 절반이 대두(콩기름·대두발효농축액 등)와 밀(밀가루·밀전분)을 신고했고, 열 중 하나는 난백분 같은 알류를 씁니다. 생선살로만 만든다는 인상과 실제 구성이 다릅니다. 김치 20,901건에서는 새우 계열이 38.7%였습니다. 새우젓과 염장새우 때문입니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에게 김치는 확인이 필요한 식품인데, 이 사실은 ‘첨가물’을 걱정할 때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첨가물 쪽에서 뚜렷한 것은 과실주의 아황산류 65.9% 하나입니다. 표시 대상 목록에 첨가물이 하나뿐인 것과, 그 하나가 특정 식품유형에 몰려 있는 것이 나란히 확인됩니다.

첨가물 쪽에서 확인할 세 가지

그래도 첨가물 중에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셋입니다.

성분어디에 많은가무엇이 보고돼 있나
아황산염류과실주 65.9%, 수입 건과일천식이 있는 분에게 과민 반응
코치닐추출색소어묵 0.5%, 양념젓갈 0.2%드물게 두드러기·아나필락시스
타르색소탄산음료 9.7%과민 반응 사례 보고, 영유아식 사용 금지

아황산염은 와인이나 건과일을 먹은 뒤 기침·호흡 곤란이 있었다면 확인해 볼 성분입니다. 코치닐은 색소 성분보다 함께 남는 곤충 유래 단백질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붉은 음료·사탕뿐 아니라 게맛살·어묵 같은 수산 가공품에도 쓰여 노출 경로가 넓습니다.

타르색소는 인과가 확립된 알레르겐 목록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과민 반응 사례가 보고돼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에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 세 성분은 알레르기 표시란이 아니라 원재료명에서 이름으로 찾아야 합니다.

알레르기와 자주 혼동되는 첨가물

반대 방향의 오해도 있습니다. 알레르기와 무관한데 의심받는 성분, 그리고 첨가물처럼 보이지만 알레르기 유발물질에서 온 성분입니다.

성분흔한 오해실제
글루탐산나트륨먹으면 두통·홍조가 온다대규모 연구에서 일관된 인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알레르기 표시 대상도 아닙니다
카제인나트륨화학적 합성품이다우유 단백질에서 얻습니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확인 대상입니다
잔탄검글루텐과 비슷하다미생물 발효로 얻는 다당류로 밀과 무관합니다. 오히려 글루텐프리 제품에 쓰입니다

카제인나트륨이 좋은 예입니다. 이름만 보면 합성 화합물처럼 보이지만 원료는 우유입니다. 이번 집계에서 카제인나트륨을 신고한 어묵은 4건이었는데, 치즈어묵·게맛살처럼 유제품이 함께 들어간 제품이었습니다. 이름의 생김새와 유래는 관계가 없습니다. 반대로 글루탐산나트륨은 이름이 화학적으로 보이고 오해도 많지만 알레르기 표시 대상이 아닙니다.

이 구분이 실용적인 이유는, 피해야 할 것을 정확히 알면 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첨가물을 통째로 피하려 하면 선택지가 지나치게 줄어듭니다.

라벨에서 확인하는 순서

순서볼 곳한계
첫째알레르기 표시란(별도 박스)목록에 있는 것만 표시된다
둘째원재료명 전체혼합제제로 묶인 성분은 보이지 않는다
셋째혼입 가능성 문구같은 시설에서 만든 다른 제품의 성분

셋째 항목이 의외로 중요합니다. 같은 제조 시설에서 유발물질을 쓰는 제품을 함께 만들면 ‘○○ 혼입 가능성 있음’ 같은 문구를 적게 되어 있습니다. 미량에도 반응하는 분에게는 이 한 줄이 성분표보다 더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둘째의 한계도 기억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원재료명에 ‘식품첨가물혼합제제’로만 적힌 경우 그 안의 개별 성분은 알 수 없습니다. 라벨 읽는 요령 전반은 원재료명 표시 읽는 법에 정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식품첨가물 때문에 알레르기가 생기나요?

표시 의무가 있는 유발물질 목록에서 첨가물은 아황산류 하나입니다. 나머지는 우유·달걀·밀·대두처럼 원재료입니다. 첨가물 관련 반응 보고가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확률로 보면 원재료를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실효가 큽니다.

어묵에 밀과 대두가 들어가나요?

이번 집계에서 어묵 8,032건 중 대두 계열이 50.6%, 밀 계열이 48.6%였습니다. 반죽의 결착과 식감을 위해 밀가루·밀전분을 쓰고, 튀김에 콩기름을 씁니다. 밀이나 대두를 피해야 한다면 어묵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식품입니다.

김치에 갑각류가 들어 있나요?

20,901건 중 38.7%가 새우젓이나 염장새우를 신고했습니다. 멸치젓·액젓을 쓰는 제품도 많습니다. 갑각류나 어류를 피해야 한다면 김치도 알레르기 표시란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아황산염이 든 제품은 알레르기 표시란에 항상 나오나요?

아닙니다. 최종 제품에 이산화황이 1kg당 10mg 이상일 때만 표시 대상입니다. 그 아래라면 표시란에는 없고 원재료명에만 성분명이 남습니다. 메타중아황산칼륨·무수아황산·이산화황처럼 이름이 여러 개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알레르기 표시가 없으면 안심할 수 있나요?

표시 대상 목록에 없는 성분은 표시되지 않습니다. 또 단일 원재료로 만든 식품처럼 표시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력이 있는 분은 표시란과 원재료명을 함께 보시고, 새로운 제품은 소량부터 시도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개별 판단은 의료진과 상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근거

표시 제도 내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기준을 따랐습니다. 제품 집계는 식품안전나라 공공데이터의 품목제조보고 자료를 2026년 8월 17일에 내려받아 계산했으며, 식품유형별 건수는 김치 20,901건·어묵 8,032건·양념젓갈 5,120건·조미건어포 4,519건·탄산음료 2,319건·과실주 1,481건으로 합계 42,372건입니다.

비율은 해당 계열의 원재료명을 적은 제품의 수이며, 함량이 아니라 표기 여부를 셉니다. 혼합제제로 묶여 개별 성분이 드러나지 않은 제품이 있어 모든 수치는 하한값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정리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