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원재료를 전부 세어봤습니다 — 보존료는 절반, 그런데 이름이 두 개

어묵 봉지 뒷면에서 ‘소브산칼륨’이라는 이름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처음 듣는 첨가물 같은데 검색해도 잘 안 나옵니다. 그래서 어묵 전체를 세어 봤습니다.

식품안전나라가 공개하는 품목제조보고 자료에서 식품유형이 ‘어묵’인 품목을 전량 내려받아 원재료명을 항목 단위로 집계했습니다. 보존료가 몇 %에 들어가고, 안 들어간 제품은 무엇으로 버티는지, 그리고 그 이름이 왜 두 개인지가 이 글의 내용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셌는지 먼저 밝힙니다

항목내용
데이터식품안전나라 공개 API ‘품목제조보고’ 중 식품유형 = 어묵
수집일2026년 8월 17일
집계 건수8,032건 (API가 알려준 전체 건수와 일치, 파싱 실패 0건)
집계 단위제품 수. 한 제품에 같은 성분이 여러 번 적혀도 1로 셉니다
이름 처리공전 명칭과 구명칭이 같은 물질이면 합산하고, 그 내역을 본문에 밝힙니다

두 가지 단서를 붙입니다. 첫째, 품목제조보고는 시판 목록이 아닙니다. 제조사가 신고한 품목 단위라 같은 제품명이 공장·규격에 따라 여러 건으로 잡히기도 합니다. 둘째, 아래 비율은 모두 하한값입니다. ‘식품첨가물혼합제제’나 ‘합성보존료’처럼 계열명만 적은 신고가 섞여 있어 개별 성분이 드러나지 않는 제품이 있습니다.

어묵은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보존료 이야기를 하기 전에 어묵의 구성부터 보겠습니다. 8,032건에서 가장 많이 신고된 원재료입니다.

원재료제품 수비율
정제소금5,37666.9%
D-자일로오스4,72258.8%
소르빈산칼륨 계열4,13951.5%
콩기름(대두유)4,04350.3%
냉동연육3,92848.9%
글루코노-δ-락톤3,39042.2%
당근3,22740.2%
밀가루3,12738.9%
글루탐산나트륨2,68033.4%
연육2,66433.2%

생선살에 해당하는 것은 연육과 냉동연육입니다. 둘을 합치면 대부분의 제품에 들어 있지만, 목록 맨 위를 차지한 것은 정제소금입니다. 어묵은 소금으로 생선 단백질을 풀어내 탄력을 만드는 식품이라 소금이 맛이 아니라 구조를 만드는 재료로 쓰입니다.

두 번째인 D-자일로오스는 설탕처럼 단맛을 내는 당류입니다. 세 번째가 오늘의 주인공인 보존료이고, 여섯 번째 글루코노-δ-락톤은 산도를 조절하며 반죽이 굳는 것을 돕습니다. 글루탐산나트륨은 셋 중 하나꼴로 들어 있습니다.

보존료는 절반에 들어 있습니다

소르빈산 계열을 신고한 제품은 4,139건, 51.5%였습니다. 절반을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다른 보존료 계열을 함께 보면 그림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보존료 계열어묵 8,032건참고: 탄산음료 2,319건
소르빈산 계열4,139건(51.5%)24건(1.0%)
안식향산 계열0건156건(6.7%)
아황산 계열0건1건(0.04%)
아질산·질산 계열0건0건

어묵에서 쓰이는 보존료는 사실상 한 가지입니다. 안식향산나트륨은 8,032건 중 한 건도 없었습니다. 안식향산은 산성이 강한 환경에서 항균력을 발휘하는데 어묵은 산도가 낮지 않아 쓸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탄산음료에서는 안식향산이 소르빈산보다 여섯 배 이상 많습니다.

같은 ‘보존료’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어도 식품마다 통하는 것이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보존료 전반의 분류는 식품 보존료 정리에서 다룹니다.

그런데 그 이름이 두 개입니다

이 조사에서 가장 뜻밖이었던 부분입니다. 4,139건이 쓴 그 성분의 표기를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원재료명 표기제품 수비율
소브산칼륨3,16139.4%
소르빈산칼륨93211.6%
소브산370.5%
솔빈산·솔빈산칼륨·솔빈산나트륨100.1%
소르빈산칼슘·소브산칼슘60.1%
소르빈산·소르빈산나트륨30.0%

같은 물질입니다. 그런데 가장 많이 쓰인 표기는 ‘소브산칼륨’이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소르빈산칼륨’은 그 4분의 1 수준입니다. 식품첨가물 명칭이 정비되는 과정에서 이름이 바뀌었고, 오래 쓰던 표기와 새 표기가 함께 남아 제조사마다 다르게 적고 있습니다. 여기에 ‘솔빈산’처럼 굳어진 관용 표기까지 섞입니다.

소비자에게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면, 한 이름으로만 확인하면 실제의 4분의 1만 걸러지기 때문입니다. 라벨에서 소브산칼륨을 보고 처음 듣는 첨가물이라 여기거나, 반대로 ‘소르빈산칼륨이 없으니 보존료가 안 들었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성분 자체의 사용 기준과 안전성은 소르빈산칼륨 정리에 있습니다.

보존료를 뺀 절반은 무엇으로 버틸까

나머지 3,893건(48.5%)에는 소르빈산 계열이 없습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대신했을까요. 보존 기능이 알려진 다른 성분들을 찾아봤습니다.

성분보존료 없는 제품에서
주정·발효주정140건
젖산나트륨63건
초산나트륨55건
자몽종자추출물3건
위 중 하나라도 있는 제품172건(4.4%)

대체 흔적이 보이는 제품은 4.4%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3,721건(95.6%)은 보존료도, 보존 기능이 알려진 다른 성분도 원재료명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원재료가 아니라 유통과 공정 쪽에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어묵은 가열해 만든 뒤 포장하고 냉장이나 냉동 상태로 유통되며 유통기한도 짧게 잡힙니다. 보존료 없이 만들 수 있는 조건을 원재료가 아니라 온도와 시간이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다만 이 데이터에는 유통 온도나 살균 방식이 담기지 않으므로, 여기까지는 데이터로 확인한 사실이 아니라 남은 설명임을 밝혀 둡니다.

실용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보존료가 없는 어묵은 실제로 절반쯤 존재하고, 라벨에서 소브산칼륨·소르빈산칼륨 두 이름만 확인하면 고를 수 있습니다. 대신 그런 제품은 보관 조건과 기한을 더 지켜 주셔야 합니다.

보존료를 쓴 제품은 배합 자체가 다릅니다

흥미로운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보존료를 쓴 제품과 쓰지 않은 제품을 나눠 다른 성분의 비율을 비교했더니, 차이가 보존료 하나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성분보존료 있는 4,139건보존료 없는 3,893건
D-자일로오스79.9%36.4%
글루코노-δ-락톤76.0%6.3%
정제소금76.7%56.5%
효소처리스테비아23.4%6.6%
글루탐산나트륨37.1%29.4%
변성전분2.7%11.4%

보존료를 쓴 제품군은 단맛(D-자일로오스·효소처리스테비아)과 산도조절(글루코노-δ-락톤), 감칠맛까지 전반적으로 더 많이 쓰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변성전분은 보존료 없는 제품에서 네 배 이상 자주 나타났습니다.

글루코노-δ-락톤의 76.0% 대 6.3%는 특히 뚜렷합니다. 조사를 시작할 때는 이 성분이 산도를 낮춰 보존료를 대신하는 쪽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데이터는 반대였습니다. 보존료를 쓰는 제품에 함께 들어가는 성분이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보존 목적의 조합인지, 특정 제조 방식에 두 성분이 함께 딸려 오는 것인지는 이 자료만으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어묵에 없는 것들

‘없다’는 사실도 정보입니다. 8,032건에서 0건으로 확인된 성분들입니다.

성분어묵실제로 어디에 있나
아질산나트륨0건햄·소시지 등 식육가공품
타르색소 9종0건사탕·젤리·청량음료
안식향산나트륨0건산성 음료
아황산 계열0건과실주·수입 건과일

아질산나트륨은 고기의 육색소와 반응해 분홍빛을 고정하는 성분이라 어묵에는 쓸 대상이 없습니다. 맛살이나 어묵의 분홍빛을 보고 아질산염을 걱정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 색은 착색료가 낸 것입니다.

타르색소가 0건인 것은 규정 때문입니다. 어육가공품은 타르색소를 쓸 수 없는 식품이고, 실제 신고 내용이 그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어묵의 색은 파프리카추출색소 254건, 토마토색소 149건, 홍국색소 119건, 치자황색소 79건처럼 천연 색소가 담당합니다. 색소 전반은 식용색소 정리에서 다룹니다.

같은 어묵인데 업체별로 갈립니다

8,032건은 119개 업체에서 나왔고, 상위 5개 업체가 전체의 25.4%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업체별로 보존료 사용률을 계산해 보니 편차가 매우 컸습니다.

업체신고 품목 수소르빈산 계열 사용률
늘푸른바다700건1.4%
사조대림407건52.1%
어메이징팩토리347건79.0%
부산어묵311건43.4%
부산식품276건89.5%
환공식품231건93.1%

같은 식품유형인데 1.4%와 93.1%가 함께 있습니다. 700건을 신고한 업체가 그중 열 건 정도에만 보존료를 쓴 반면, 다른 업체는 열 건 중 아홉 건에 씁니다. 보존료 사용은 어묵이라는 식품의 성질보다 업체 쪽 변수에 더 좌우된다고 볼 수 있는 분포입니다.

다만 이것을 ‘어느 업체가 더 낫다’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업체마다 만드는 제품 구성이 다르고, 냉동으로 유통하는 품목이 많으면 보존료를 쓸 이유가 줄어듭니다. 이 자료에는 유통 온도가 담기지 않아 두 요인을 나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선택의 폭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존료가 없는 어묵이 더 좋은 제품인가요?

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존료를 쓰지 않은 제품은 보관 조건과 유통기한에 더 의존하게 됩니다. 냉장·냉동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오히려 보존료가 있는 제품이 안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표시된 보관 방법을 지키는 것이 성분 유무보다 실효가 큽니다.

데쳐 먹으면 보존료가 줄어드나요?

일부는 줄어듭니다. 소르빈산칼륨은 물에 잘 녹아 끓는 물에 데치면 표면의 일부가 빠져나오고 기름기도 함께 씻깁니다. 다만 반죽 속에 섞인 것까지 제거되지는 않으므로 기대치는 현실적으로 잡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소브산칼륨과 소르빈산칼륨은 다른 성분인가요?

같은 물질입니다. 명칭 정비 과정에서 표기가 갈렸고 제조사마다 다르게 적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소브산칼륨이 3,161건, 소르빈산칼륨이 932건이었습니다. 라벨을 확인하실 때는 두 이름을 모두 기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묵에 글루탐산나트륨이 많이 들어가나요?

8,032건 중 2,680건(33.4%)에서 신고됐습니다. 셋 중 하나꼴입니다. 여기에 ‘L-글루타민산나트륨’이나 관련 제제로 적힌 제품을 더하면 비율은 올라갑니다. 성분 자체의 논란과 사실 관계는 글루탐산나트륨 정리에서 다뤘습니다.

데이터 출처와 재현 방법

원본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 공공데이터 개방 서비스의 품목제조보고 자료입니다. 2026년 8월 17일에 식품유형 ‘어묵’ 전량 8,032건을 내려받았고, 원재료명 파싱에 실패한 건은 없었습니다. 비율의 분모는 모두 8,032이며, 성분별 건수는 해당 이름을 원재료명에 적은 제품의 수입니다. 사용량이 아니라 표기 여부를 셉니다.

비교 대상으로 인용한 탄산음료 수치는 같은 날 수집한 2,319건 기준이며, 자세한 내용은 탄산음료 감미료 실태에 정리했습니다. 라벨에서 성분 이름을 찾는 요령은 원재료명 표시 읽는 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